웹툰도 일종의 책이나 마찬가지다.
혹자는 글은 쓰다 보면 는다고 한다. 과연 그럴까? 그건 잘 모르겠는데 글을 읽다 보면 글쓴이의 말투가 일정하게 눈에 띄는 경우가 있다. 누군지는 말 안 하겠는데, 그런 사람의 글을 읽으면 그 문체가 재미있을 때도 있고, 좀 과장된 감이 있어서 짜증이 날 때도 있다. 요즘에는 그런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는 것이 두려운 게, 뭐 잘못(?) 비판만 했다가는 명예훼손죄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. 그래서 이런 것에 대해서는 익명으로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된다.
모씨의 모 책을 읽으면, 그 책에서 주장하는 게 솔직 담백하게 글을 쓰라는 것이다. 유려한 문체, 어려운 단어를 쓸 생각을 하지 말란다. 그런 것이라면 어차피 내가 못 하는 분야니까 걱정할 필요 없다.
그렇게 작가들에 대해 생각해 보면, 웹툰 작가도 일종의 작가이다. 왜냐하면, 만화가라고 하면 그림 그리는 것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, 그 소재도 자신이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. 그리고 어떤 원작 소설이나 사건을 바탕으로 만화를 그린다고 해도 원작을 그대로 쓸 수는 없는 법이니, 주인공이 어떤 말을 할지 생각해야 하고, 그 이야기를 총 몇 컷으로 만들지도 고려해야 한다.
누구의 어떤 작품인지 언급하면 명예훼손이 될까봐 겁나지만, 한 가지 예만 들자면 모 만화가가 그린 <서유기>라는 만화를 가끔씩 보고 있다. 웹툰인데, 웹툰을 즐겨 보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었을 만한 분이 연재하는 만화다. 나는 <서유기> 원작을 읽었는데, 짧게 축약된 형태의 소설을 읽었기도 하고, 재미없는 부분은 대충 읽어서 사실 잘 기억이 안 난다. 그래서 그 웹툰이 얼마나 원작을 잘 살렸는지는 모르겠다. 하지만 포인트는 재미있다는 것이다. 그렇다. 뭐든지 원작과의 관련성을 떠나서 재미있고 봐야 하는 것이다. 예를 들면 자신의 일상을 바탕으로 한 만화는 가장 ‘사실’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, 그 만화가 재미없다면 그 사실성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겠는가.
이것도 명예 훼손이 걱정되어 누군지 밝히지는 않겠다. 베스트 도전 작가일 때부터 재미있게 봐 온 웹툰작가가 한 명 있다. 그런데 이 분이 정식 네이버 작가가 되셨다. 그것까진 좋다. 그런데 이 분이 다시 처음부터 연재를 시작하고 계신 것이다. 베스트 도전 만화에 올린 것과 거의 흡사하게 올리고 계신다. 나는 좀 재미없다. 도대체 언제 새로운 내용이 나올 것인가? 그 분은 베도 때 구독해준 독자층은 생각 안하시는 것일까? 안타깝게도 그 만화의 댓글은 다 그 작가님을 찬양하고 계셔서 내가 낄 자리는 없다.
어쨌든 웹툰 중엔 재미있고 유익한 것이 많다. 그 중 <조선왕조실톡>을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. 여기 가면 베스트 댓글에 뽑힌 사람들이 다 자신의 역사 지식을 자랑하고 있다. 만약 내가 어렸을 때 이런 만화가 있었다면, 중고등학교 때 역사 공부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을 텐데 하필 이제야 나온 것이 좀 아쉽다.